<패션잡화의 MD 개편방향> 정인기

토털 코디네이션을 위한 크로스 부각

최근 백화점내 패션잡화의 MD방향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토털코디네이션을 위한 층별 크로스 MD의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크로스 MD란 남성복과 여성복, 영 캐주얼 등 의류의 각 복종(服種)이 위치하고 있는 매장에 패션잡화 브랜드가 함께 구성되는 것으로서, 고객들에게 쇼핑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러한 크로스 MD의 시도는 이미 지난해 부터 일부 백화점이 영(young)층을 겨냥한 특화 매장을 구성을 구성하면서 일부 브랜드를 전개한데 이어, 지난 5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4층 남성복 매장에 남성화와 남성용 액세서리 브랜드를 구성함으로써 구체화됐다.

특히, 최근 신규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과 F/W시즌 MD개편을 마무리한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명동의 유투존 등에서 크로스 MD를 활발히 진행함으로써, 크로스 MD는 향후 각 백화점의 MD개편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경우 8층 진캐주얼 매장에 캐릭터슈즈 브랜드인 ‘무크(MOOK)’와 ‘개그(GAG)’, ‘와키앤타키(WAKY'N TAKY)’를 입점시켰고, 롯데백화점은 오는 11월 영등포점에 대한 전충 리뉴얼에 들어가 내년 3월 재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영등포점의 이번 리뉴얼에 있어 핵심 가운데 하나가 바로 크로스 MD의 시도이며, 오는 ’99년초까지 본점과 잠실점, 부산점까지 층별 크로스 MD를 단계적으로 실현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매장 컨셉과 고객 타겟이 분명한 테마매장을 위한 크로스 MD의 성공적 구성을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현안(懸案) 또한 적지않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토털화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패션잡화 브랜드들이 영층을 겨냥한 토털잡화 시장에만 집중한 나머지 보다 세분화된 각 의류매장과 테마매장에 적합한 패션잡화 브랜드를 구성하기에는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 신규로 출시된 브랜드 가운데 에스제이듀코(대표 김삼중)의 ‘이작(Y'saccs)’을 비롯해 대양(대표 이진우)의 ‘와키앤타키’, 명실업(대표 홍경택)의 ‘모몰리(BOBOLI)’, 인터내셔날봄(대표 엄태균)의 ‘솔 밀라노(SOL MILANO)’, 미우라인(대표 성주현)의 ‘타투(TATOO)’ 등은 고객층과 상품구성면에서 나름대로의 차별화를 시도, 각 백화점이 추진하고 있는 MD개편의 주요 대상이 됨은 물론 패션잡화 시장의 질적(質的)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 크로스 MD를 시도할 때 주의할 점 가운데 하나는, 하나의 컨셉군을 형성할 수 있는 브랜드들을 동시에 유치해 매출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캐릭터슈즈와 살롱화 등 대부분의 슈즈 브랜드를 1층에 구성시킨 상태에서 1∼2개 브랜드만을 진캐주얼 등의 의류매장으로 이동했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매출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 경영에 있어서의 리매니지먼트 제안>손기상

한국은 지난 30여년 동안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빠른 경제성장속도로 이제 경제력 면에서는 세계11위를 마크하는 경제국(經濟國)이 되었다. 그러나 그같이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유통산업은 그동안 관례화(慣例化) 되다시피 해왔던 제조업체들의 생산과 유통지배 현상으로 크게 낙후된 실정이다. 이러한 유통산업의 낙후성(落後性)으로 인해 한국의 유통구조는 매우 복잡하고도 영세적인 경향을 띠고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재화가 적어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에는 최소한 너댓명의 중간상인을 거치게 되며 이때마다 발생되는 재화의 마진(margin)은 가격상승의 원인이 된다. 아울러 지나치게 높아져버린 한국의 땅값은 높은 임대료의 핵심이 되고 있으며, 이 또한 물가상승(物價上昇)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제조업체와 유통업자들은 보다 빠른 속도로 덜 복잡하지 않게 소비자에 상품을 전달하는 새로운 선진유통방식을 눈여겨 보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몇몇 발빠른 한국 유통기업들은 구미의 전문화된 대형 유통업체들과 이미 손을 잡고 있으며, 유수의 재벌기업들과 제조업체들 또한 오는 2000년대를 대비한 신규사업으로 유통업 진출을 확정하고 대형 선진유통업체와의 합작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유통시장의 전면개방은 전문 유통운영기법과 탁월한 마케팅 전략 등으로 무장한 대형 선진유통업체들의 국내진출에 직접적인 동기를 만들어 소규모 영세 소매업체와 백화점으로 양분되어있는 한국의 유통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백화점의 지속적인 발전과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신속한 상황판단과 함께 과감한 리매니지먼트(remanagement)에 따른 대응이 요구된다. 이에 본론에서는 먼저 기술적(descriptive)인 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세계 유통기업의 주요추세를 선별적으로 고찰해보고, 미국과 한국 백화점들의 비교분석 그리고 향후의 백화점 경영혁신(經營革新)에 대한 제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세계의 유통기업들과 한국 백화점)

(국제적 유통기업들의 오늘날 추세)

세계의 유통기업들은 지난 수년간에 걸쳐 발생해왔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WTO)에 의한 시장개방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기타 각국의 기존 교역장벽에 대한 자발적인 제거 및 완화, 이른바 냉전시대(冷戰時代)의 종료에 따른 공산주의 국가들의 자본주의 경제로의 전환, 소비자주의(consumerism)의 상승 등 일련의 새로운 경향들 제공하는 해외시장의 진출기회에 한껏 들떠있는 상태다. 제반의 새로운 추세들은 하나같이 지금까지 개방을 꺼려오거나 회피해왔던 나라들의 유통시장 개방을 촉진케 하는 쪽으로 진전되고 있는데,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구미(歐美) 선진유통기업들은 현재 해외시장에 대하여 매우 심각한 고려와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가 조사한 바로는 많은 수의 미국 유통업체들이 나름대로 해외시장 진출에 관한 타당성 검토와 마스터플랜(master plan)을 이미 마친 단계에 있고, 이미 진출을 결정한 기업들도 현재 지출준비 단계를 밟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많은 유통업체들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 경제발전국들을 간과할 수 없는 구매력 급성장(急成長)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로 세계적인 유통업체들은 이미 몇몇 아시아국가에 확실한 교두보(橋頭堡)를 확보해 놓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국의 백화점들이 인식해야 할 것은 외국의 대형업체들이 장차 중국의 본토시장(本土市場) 공략을 위한 사전준비 및 예행연습 또는 물류센터로서의 잠재적인 역할로 한국시장을 크게 지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 유통산업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때는 그 규모나 역사, 경영기술면에서 미국과 유럽이 단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미국은 유통업태들의 다양성이라든지 단일 점포나 쇼핑센터의 규모, 매출액 등의 측면에서 세계 제일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유럽은 다양한 유통업태들 중에서도 디스카운트 스토어와 수퍼마켓을 겸한 하이퍼마켓이 주로 발달되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업체로는 영국의 ‘생즈베리(Sainsbury)’와 ‘테스코(Tesco)’, 프랑스의 ‘까르푸(Carrefour)’ 등을 들 수 있다. 1960년대에 하이퍼마켓(hyper market)이라는 업태를 최초로 개발한 바 있는 프랑스의 ‘까르푸’는 남유럽의 인접국가는 물론 남아메리카, 중동 및 아시아 지역에도 점포망을 확산시키는 과정에 있다. 유럽은 또한 패션의류와 악세서리 유통에서도 선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는데, 패션의류의 대명사격이랄 수 있는 ‘버버리’라든지 ‘베네통’ ‘구찌’ ‘필라’ 등이 모두 유럽에서 발원한 업체들이다. 아무튼 세계 유통기업들의 경영은 다음의 몇 가지 추세로 정리될 수 있겠다.

< 위기에 처한 지방 백화점, 과연 그들의 미래는 보이는가>

유통시장의 변화 지난해에 전면적으로 개방된 우리나라의 유통시장은, 최근 신업태(新業態)라고 불리우는 할인점(discount store)형태의 새로운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과 함께 많은 기업들의 유통산업에의 진출, 그리고 대형백화점들의 신설 및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엄청난 구조적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우리나라 유통산업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백화점업계는 안으로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률의 둔화와, 밖으로는 그 수나 매출액의 증가에서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할인점과의 경쟁 등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의 경우 백화점업계는 ’90년대 들어 평균성장률 25%라는 호황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최저 수준인 20%미만의 매출신장을 기록하였는데, 이같은 성장률은 백화점의 점포 수가 해마다 10% 이상씩 늘어나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존 백화점들의 실질적인 매출신장률은 극히 낮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다.

다점포전략과 지방진출 이러한 환경적 변화 속에서 많은 대형백화점들이 다점포전략과 지방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유통시장의 규모적인 증가와 함께 유통시장의 개방 이후 많은 기업들이 유통 특히 백화점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신규업체의 증가와 기존업체의 다점포화 전략으로 인해 서울 및 수도권은 업계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자체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백화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앞다퉈 비교적 시장규모가 크고 아직까지는 경쟁이 덜한 지방의 중대형 도시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아울러 지방지점의 현지법인화라든가 현지고용인력의 확충 등 적극적인 지방화 및 현지화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가히 백화점의 지방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특히, 상권규모가 비교적 크고 2002년 아세안 게임을 앞둔 부산지역의 경우, 규모와 영업노하우를 앞세운 서울의 대형 백화점들이 물밀듯이 진출하고 있다. 서면상권을 장악하고 있던 태화백화점 인근에 진출한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이 그 선두주자이다.

현대백화점에 이어 지난 ’95년 12월에 지상 12층 지하 5층, 매장면적 1만2,000평 규모의 백화점을 개설한 롯데백화점은 내년에 해운대부근에 5,000평 규모의 할인점을 개장할 예정이며, 이어 2002년에는 부산시청 자리에 1만평 규모의 백화점을 건설할 계획으로 있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이 해운대 상업지구에 오는 2000년에 백화점과 할인점이 들어서는 복합유통시설을 개점할 예정이고, 까르푸와 마크로도 내년에 진출할 예정이어서 부산은 수도권 못지않은 유통격전지로 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러한 사정은 부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최근 매일경제신문의 조사에 의하면 앞으로 수년 내에 수도권지역 외의 지역에서 신규로 설립될 백화점의 수는 72개에 달하며, 이는 현재 기존의 지방 소재 백화점 76개에 맞먹는 규모라고 한다. 할인점의 경우에는 더욱 심해 현재 있는 32개보다 두 배나 많은 64개의 신규 할인점이 지방에 설립될 예정이다. 즉,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가 부족했던 지방도시들이 거대한 유통 전쟁터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위기에 처한 지방의 백화점 업계 그러나 이러한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방진출 전략은,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 지역의 유통업체들을 위기감 속으로 몰아넣고 있으며, 전반적인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는 대규모 유통업체의 공사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지방유통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속에서 얼마전에는 부산지역 유통업계의 터줏대감격인 T백화점 이 서울의 대형백화점들 공세에 밀려 경영상태가 악화돼 부도를 냈으며, 또 지난달에는 전주지역의 J백화점이 부도를 내고 쓰러져, 각 지역의 다른 백화점 종사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지방에 깊이 뿌리를 내려온 토착유통업체들의 이러한 영업부진 또는 몰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역시 거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서울지역의 대형백화점들의 지방진출전략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이에 따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수도권시장을 벗어나 다점포화와 지방진출전략으로 유통시장개방에 맞서고 있는 서울의 대형 백화점들과, 지방백화점업계의 경우 실질적으로 영업상태가 나빠지고 있음은 물론 매출규모도 ’96년 들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얼마전 부도처리된 부산지역의 T백화점의 경우 ’95년에 1,805억원이었던 매출이 서울의 대형백화점이 들어선 ’96년에는 1,449억원으로 약 350억원의 매출감소를 보였으며, 영업이익 또한 162억원의 흑자에서 6억원의 적자로 급변했다. 또 광주에 위치한 G백화점의 경우에는 매출규모가 ’95년 1,041억원에서 ’96년에는 932억원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역업계의 대응과 현실 지방백화점들이 이러한 서울지역 백화점들의 공격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물론 아니다. 대부분의 지방 유통업체들은 시장개방으로 외국 유통업체가 국내시장에 진출하면서 전국을 무대로 상권전쟁이 벌어질 것이란 예상을 하고 그동안 다양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해왔다. 황금의 입지선점과 다점포화 및 업태다각화 전략 등을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가 있다.

특히, 대전의 동양백화점의 경우 이러한 유통시장개방과 서울지역 백화점들과의 경쟁에 대비해 일찍부터 지역상권을 다져왔는데, 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으로 다점포화 전략과 지역밀착화 전략으로 맞서고, 한편으로는 다음달초에 대전의 신시가지 지역인 둔산지역에 전국 최대규모의 둔산점을 개관할 예정으로 있다.

실제로 이 백화점의 경우 다른 지방 백화점들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작년에도 ’95년도의 1,523억원에서 ’96년에는 305억원이 늘어난 1,828억원의 매출을 기록, 높은 매출신장률 보였닫.

그러나 지방업체들의 이같은 대응전략은 자금력, 인력, 마케팅적인 노하우 등 총체적인 면에서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대도시의 황금입지에 3-4개가량의 백화점과, 외곽지역에 할인점을 보유해 다가올 서울 및 외국업체들과의 생존을 건 싸움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 곳은, 대구지역의 동아백화점과 이미 언급한 대전의 동양백화점 등 겨우 두 곳에 불과할 뿐 거의 전무(全無)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폭풍전야의 지방 유통시장에서 지역의 토착 유통업체들은 앞선 두 업체의 몰락을 지금 그저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다.

<올해의 국내유통업계, 불황속에서 업태별로 명암 뚜렷>

한국은행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제는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기준 5.9%의 실질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상반기 성장률 7.3%와 비교하면 1.4%가 둔화된 수치이지만, 1/4분기의 5.5%에서 2/4분기에 6.3%로 상승한 것을 보고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기대가 일고 있다. 그러나 민간소비지출과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함을 보이고 있고, 경기침체와 실업증가로 인한 소비심리의 위축 및 기업의 투자의욕 저하 현상이 여전해 조기 경기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이러한 경기침체에 의한 소비심리 위축은 유통업계 불황을 야기하고 있고 이로 인해 업태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 업계 매출 부진 올 상반기 유통업계의 불황은 백화점업계 사상 최악의 영업부진으로 확인되고 있다. 작년까지 20% 이상의신장률을 보였던 백화점업계의 매출이 올 상반기 대부분 마이너스 신장률을 보이는 결과를 보였던 것이다. 더구나 지난 4월 1일부터는 백화점 세일기간에 대한 규제가 완전히 해제돼,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올 상반기동안 세일기간을 대폭 늘였고 판촉 또한 강화했기 때문에 업계의 충격은 매우 크다고 볼 수가 있겠다.

최근의 경기불황과 지난 ’96년 1월부터 시작된 유통시장의 개방과 함께 외국 대형유통업체들의 국내 할인점 시장 진출 및 국내 대기업들의 할인점 사업 참여 등으로 인한 경기불황과 업태간 경쟁의 심화 등으로 작년부터 백화점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은 되어 왔었지만, 올 상반기동안의 마이너스 신장은 매우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유통시장 개방 원년이었던 지난해의 경우 백화점업계는 개방과 경기침체로 할인점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은 겪긴 했지만, 매장의 증┃개축 및 리뉴얼 작업과 신규점포의 출점 등으로 약 20%의 신장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의 경우에는 마이너스 성장 혹은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모면하는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3대 백화점의 올 상반기 실적은 백화점 업계의 이와 같은 불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의 경우 약 2%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작년 하반기에 재개장한 청량리점의 매출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광주점의 매출 신장으로 마이너스는 겨우 모면했다. 서울지역 백화점의 경우 현대백화점과 경방필백화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올 상반기에 마이너스 매출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기불황으로 백화점 영업이 부진하고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는 발표가 잇따르자 업계는 할인점으로의 업태 전환을 서서히 추진하게 되었다. 전국에 14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뉴코아백화점의 경우 백화점이 계속해서 영업부진을 보임에 따라 할인점으로의 업태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할인점 사업에 주력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월 뉴코아백화점은 분당의 서현점을 카테고리 킬러로 업태전환했고, 최근 성남점 또한 카테고리 킬러로의 업태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산백화점 역시 논현동에 위치한 강남점을 전면 리뉴얼해 카테고리 킬러형 가정용품 전문할인점으로 업태를 전환하고, 점포명을 나산홈센터로 명명했다.

할인점 업계 20-30% 매출신장률 보여 올 상반기 경기침체로 인해 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대부분이 마이너스를 보이는 등 유통업계가 부진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할인점업계는 경기침체로 인해 오히려 20-30%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여 주목된다. 최근 매일경제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E-마트 창동점과 일산점, 안산점, 부평점 등 4개점의 상반기 매출액은 2,750억원으로, 전년동기(前年同期) 대비 26.8%가 증가했고,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인 프라이스클럽 양평점의 매출액은 1,3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9%의 신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뉴코아백화점의 킴스클럽 서울점과 수원점을 포함하는 11개점의 매출액은 3,390억원으로, 전년대비 36.6%나 신장하였다.

그랜드마트도 화곡점과 신촌점의 올 7월까지의 매출액이 1,138억원으로 전년대비 14.9%나 증가하였으며, 작년 11월에 개점한 나산 클레프 광명점의 매출액도 금년 1월의 74억에서 7월에는 90억원으로 21.%의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지난 ’93년 11월에 개점한 신세계 E-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도입된 신유통업태인 할인점은, 도입된지 3년 9개월 만인 8월 중순 현재 1,000평 이상의 대형매장을 기준으로 약 60여개의 점포로 증가되었으며, 대기업들의 신규 참여 및 기존 유통업체들의 업태전환 등으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산업부 발표에 의하면 오는 2000년까지 할인점은 연평균 6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매출액도 약 11조원에 이르러 소매업 전체 매출액의 8%(’96년 1.3%)를 차지하는 등 그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밖에 슈퍼마켓의 경우에는 대형업체와 중소업체의 경우가 차이가 있다. 해태유통은 상반기 매출액이 2,160억원으로 작년의 1,820억원에 비해 무려 19% 증가했고, 한화유통은 약 7-8%가 증가해 대형 슈퍼마켓의 매출신장률은 대략 1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중소 슈퍼마켓 업체들의 성장은 그보다는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유통시장 개방과 경기침체로 백화점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슈퍼마켓의 경우 신업태와의 경쟁에서 가격경쟁으로의 정면 승부보다는 식품의 맛과 신선도 및 고객만족 서비스로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97년 상반기 해외 유통업계 동향 - 미국 ’94년을 고비로 미국의 할인점 업계는 성장의 정체 및 쇠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9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 미국 할인점 시장은 포화상태를 보이면서 업계의 구조조정 및 해외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데, 최근 월마트와 K마트 등 주요 할인점 업체들은 해외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의 디스카운트 스토어에 식품부문을 강화한 슈퍼센터로의 사업방향을 조정하는 등 새로운 전략을 펴고 있다.

월마트는 미국 내에 1,935개의 월마트 할인점과 383개의 슈퍼센터, 441개의 샘스클럽 및 캐나다의 137개 점포를 비롯한 해외 6개국에 183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올 상반기 월마트의 매출은 538억 달러로 전년동기 484억 달러 대비 11.2%의 신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지난 5년간의 연평균 신장률 17.2% 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실적이다.

올 상반기동안의 월마트의 사업 부문별 실적을 보면, 슈퍼센터를 포함한 디스카운트 스토어의 매출이 386억 달러로 전년동기 345억 달러 대비 12%의 신장을 보였고, 샘스클럽은 98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4% 증가하였다. 또 해외사업에서 28억 달러 매출로 전년의 21억 달러 대비 30%의 높은 성장을 보였다. 최근 창고형 회원제 할인점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프라이스/코스코는 8월 현재 259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10개의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할인점 업계의 2인자인 K마트는 기존의 부진한 영업실적을 보인 디스카운트 스토어 점포들의 정리 및 리뉴얼을 단행하고, 앞으로 슈퍼센터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등의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그동안의 영업부진을 극복하고 올 상반기 매출 및 이익에서 성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업태의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미국의 슈퍼마켓 업계는, 최근 경쟁력 회복을 위해 영업실적이 극히 부진한 점포는 폐쇄하고 그밖의 기존 점포는 매장규모의 확대와 함께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는 한편, 신규점포는 슈퍼스토어 형태로 개장하는 등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전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규모의 경제 논리에 따라 슈퍼마켓 간의 합병(合倂)이 촉진되는 등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의 상위 두 번째 슈퍼마켓인 세이프웨이는 지난 4월에 미국의 20대 슈퍼마켓의 하나인 본스(Vons)를 인수함으로써 미국 최대의 슈퍼마켓인 크로거와 1위 다툼을 하게 되었다. 본스를 인수한 세이프웨이의 2/4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를 보였으며, 점포수는 ’96년말 1,052개에서 1,367개로 늘어났다. 특히, 금년중에는 40여개의 점포를 신설하고, 180여개의 기존점포를 재단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 10대 슈퍼마켓의 하나인 푸드라이언은 올 2/4분기에 23억2천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동기 대비 12%의 신장을 보여, 지난 5년간의 연평균 신장률 5.8%를 훨씬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푸드라이언은 ’96년 말 현재 1,112개 점포에서 올 1/4분기에 9개의 점포를 개점했고, 올해안에 총 60개의 점포를 더 개점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유통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는 업태는 카테고리 킬러이다. 매출액과 점포수에 있어서 모두 1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점 업계의 1위 업체인 홈데포의 상반기 매출액은 12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97억 달러에 비해 26%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29%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토이자러스와 서킷시티 또한 각각 15.7%와 9%로 꽤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세계적으로도 미국의 유통업태 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업태로 알려진 카테고리 킬러의 향후 미국 내┃외에서의 성장이 주목된다.

’60년대 이후 대중 양판점 및 할인점이 도입되면서 이들 신업태와의 가격경쟁으로 인해 백화점 업계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80년대에 들어 경영이 악화된 백화점들의 도산이 이어지면서 백화점 업계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인수┃합병으로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게 되었고, 고객만족 및 고급화전략의 추구로 할인점과의 가격경쟁을 지양하는 등 업계의 자구노력이 시작되었다.

성숙단계에 이른 ’90년대의 백화점 업계는 성장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 업계의 올 상반기 매출신장률은 대부분 10%를 넘지 못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들 업체들 중에서도 제이시페니 와 같은 일부 업체는 사업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메이백화점과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28개 점포를 개설한데 이어 올해에는 13개 점포의 개점을 계획하고 있는 등 꾸준히 신규점포를 개설하고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시장점유율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97년도 하반기 전망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 회복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통업 역시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여진다. 유통업계의 하반기 매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추석이 눈앞에 있지만 매기(買氣)가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지 않음을 볼 때, 하반기 유통업계의 어려움은 업태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예상을 넘는 수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불황의 계속으로 할인점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며, 따라서 업체와 업체, 업태와 업태 사이의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아울러 대형 할인점들은 상시저가격(every day low price : EDLP)의 유지를 위해 저가(低價) 해외상품의 대량 직수입을 증가시킬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까르푸를 비롯한 외국 할인점들은 해외에서 PB상품의 대량 직수입을 추진하고 있고, 국내 업체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예상돼 대형 할인점들이 무역수지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대형유통업체들의 지방 공략 강화로 지방에서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로 보여지는데, 일산, 분당 등의 수도권 지역의 출점경쟁 러시로 공급과잉이 우려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방상권 공략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주요 지방도시들로의 진출은 이미 활발히 이루어져 지방 유통업체들의 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할인점의 성장과는 대조적으로 백화점 업계의 불황은 계속돼 유통업계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어두운 전망 속에서 백화점 업계는 할인점 업태와 차별화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세일기간 연장 및 다점포화 등의 전략으로 신업태와의 가격경쟁을 계속한다면, 백화점 업계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고 결국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되는 결과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현재의 경기불황은 조만간 경기회복, 그리고 경기호황을 예고한다.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자들은 가격에 보다 비탄력적이 될 것이고, 고품질과 고서비스를 보다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게 될 것인바, 이에 대비해 백화점 업계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보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전략 개발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예상되고 있는 할인점 업계의 고성장이 경기 변화와 함께 의외로 빨리 끝나고, 할인점 업계가 포화 상태에 이르는 경우에 대비하는 전략을 지금부터 준비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 쇼핑시대 개막, 대형유통업체 속속진출 기대

맞벌이 부부인 Q씨는 맞벌이를 하다보니 좀체 쇼핑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 휴일이면 찬거리와 생활용품을 마련하는데에도 빠듯고, 맘먹고 쇼핑을 나설라치더라도 복잡한 교통으로 겪어야 하는 불편이 만만치 않아 마음부터 굳어버리고 만다. 하지만 Q씨는 사무실에 앉아서 채 20여분이 걸리지 않은 짧은 시간에 쉽게 필립스 면도기 하나를 구매했다. 우선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쇼핑몰에 들어간 Q씨는 쇼핑메뉴에서 면도기 코너를 선택한 후, 필립스 매장으로 들어간다. 필립스 매장에서 여러 가지 모델을 둘러본 후 하나를 선택, 주문버튼을 누르니 주문서가 화면에 나타난다. 주문서에 구입수량과 결제방법, 선물 여부 등 관련자료를 입력하고 나니 계산서가 나타나고, 계산서에서 주문내용과 총액을 확인하고 배달받을 주소를 입력하는 것으로 면도기 구매를 마쳤던 것이다. 대금결제도 카드나 온라인 송금으로 가능해 걱정없다.

최근 인터넷(internet)의 상업적 이용이 본격화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상품구매가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사이버마켓(cybermarket)이라는 용어로 불리우는 가상공간(假像空間)속에서의 상거래(商去來)는 소비자의 구매행위와 유통, 무역 등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미 해외의 경우 이러한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데 특히, 인터넷 쇼핑몰(internet shoppingmall)을 이용한 상거래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유통업체의 하나인 월마트(Walmart)가 마이크로 소프트사(社)와 공동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적인 마케팅활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의 경우에는 몇몇 중소 인터넷업체들을 필두로 지난해부터 인터넷 홈쇼핑이 시작되었으나 상품구색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은데다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까지는 이용률이 낮은 상태이다. 게다가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아직은 충분하지가 않아 쇼핑몰을 통한 판매가 저조했기 때문에 이를 통한 수익이 크게 발생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인터넷 사용자의 수가 계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대형백화점과 유통업체들이 속속 인터넷에 참여하고 있으며, 정보통신업체와 대기업들도 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는 새로운 시장으로서 급부상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대표적 인터넷쇼핑몰의 하나인 사이버몰(cybermall)은 사용자들에게 회원자격을 부여해 운영하고 있는데, 사이버몰에 접속해 상품을 검색하고 상품을 구매하면 ID별로 구매금액이 자동계산돼 구매자에게 제공된다. 특히, 소매가격과 쇼핑몰에서의 가격이 함께 제시돼 있어 소비자는 어느 정도의 가격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를 바로 알 수가 있다. 거의 20% 이상의 할인율을 보이기 때문에 일반 상점에서 구매하는 것에 비해 사이버쇼핑은 높은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는 편하게 자기 책상에서 어떤 상품이든지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홈쇼핑 시장은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최근 정보통신이 급속한 발전을 보이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키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소개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물론 이제 이를 이용한 사이버쇼핑사업을 선언하고 나서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홈페이지 개설은 이미 ’96년부터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진행돼 이제는 중앙의 대형유통업체는 물론 주리원백화점 등 지방백화점들까지 홈페이지 개설을 마친 상태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앞으로 5-6년후에는 국내 유통시장의 판도가 가정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쇼핑 등 무점포(無店鋪)판매에 의해 결정될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사이버쇼핑(cybershopping)이란 컴퓨터와 전화선을 이용해 PC통신으로 쇼핑을 하는 것으로, 가상쇼핑 혹은 온라인쇼핑(on-line shopping)이라고도 하며,
좀 더 넓은 의미로는 전자상거래(電磁商去來)라고도 한다.

일반적으로 쇼핑은 소비자가 백화점 등 매장을 직접 방문해 상품을 살펴 보고 고른 후, 계산대로 가서 대금을 지불하고 집으로 가져감으로써 완성된다. 반면, 가상쇼핑은 소비자가 집이나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전화선을 이용해 가상상점에 접속해 상품을 선택한 후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희망하는 배달장소를
알려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이버쇼핑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가 쇼핑할 때 시간이난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휴일이나 영업시간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365일 24시간 내내 쇼핑을 할 수 있다. 또한 집이나 사무실 등 PC통신을 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쇼핑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굳이 사람이 붐비는 매장에 나가지 않아도 되고, 교통이 혼잡한 서울까지 일부러 올라와야 할 필요도 없다.

또 상품을 찾거나 원하는 상품을 선택할 때 상당히 편리하다. 책을 비롯해 와인, 향수, CD 등과 같이 그 종류가 대단히 많은 상품의 경우, 사이버쇼핑을 이용하면 점원(店員)의 도움없이도 원하는 것을 즉석에서 찾을 수 있으므로 짧은 시간내에 쇼핑을 할 수가 있다.
이밖에도 원스톱쇼핑(onestop shopping)이 가능하다. 즉, 상품을 둘러보고 살펴본 후 최종 선택을 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대금결제까지 끝낼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리하다는 것이다. 반면 상품을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의류(衣類)의 경우 옷감을 만져보거나 직접
입어봐야 하지만, 사이버쇼핑에서는 그러한 것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측면에서는 불만을 야기시킬 소지가 충분히 있다.

국내에서 사이버쇼핑이 시작된 것은 지난 ’96년 6월, 롯데가 인터넷백화점을 만들어 시범운영에 들어간 때부터라고 말할 수가 있겠다. 물론 그 이전에도 전자우편(電磁郵便)이나 전화, 팩스 등을 이용한 홈쇼핑이 이루어지고는 있었으나, 주문과 결제를 온라인 상에서 한 번에 완결짓는 실질적인 사이버쇼핑은 이때 처음으로 시도되었던 것이다.

이후 종로서적이 지난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현재 국내에는 모두 3곳에서 사이버 쇼핑몰을 개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외에도 한솔그룹을 비롯해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메타랜드라든가 새한그룹 등 여러 대기업이 준비중에 있어 올 연말에는 2-3곳의 사이버 쇼핑몰이 더 추가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유통업체가 무점포판매를 강화하게 된 것은, 미래의 쇼핑문화를 선도할 사이버쇼핑 시장을 사전에 선점하고,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쇼핑채널을 제공함으로써 고객들의 쇼핑편의를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현재 1천여종의 상품을 컴퓨터를 통해 판매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3월 홈페이지를 개설한데 이어 6월부터 ‘롯데 인터넷백화점(WWW.INTERNET.SHOPPING.CO.KR)’을 개설해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미비점을 보완한 후 9월부터는 본격적인 상품판매에 나섰다. 롯데 인터넷백화점의 경우 금년들어 2/4분기동안 총 9억 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매월 20% 이상의 꾸준한 신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롯데 인터넷백화점은 24시간 연중무휴로 영업을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며 온라인 송금도 가능하다.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인터넷백화점에 접속한 뒤 회원가입 메뉴를 눌러 이름, 생년월일, 사용할 ID 등 몇가지 정보를 입력하면 즉석에서 회원가입이 완료되며, 가입비나 이용료 등은 일체 없다.

또 본 매장이 세일을 하면 인터넷백화점에서도 동일하게 세일을 실시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어린이날이나 스승의날 등과 같은 특별한 날에 마련되는 기획행사도 동일하게 개최돼 매장에서와 똑같은 혜택을 누릴 수가 있다고. 신세계백화점은 롯데에 이어 유통업체에선 두 번째로 사이버
쇼핑몰을 개설, 지난달 9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신세계백화점은 계열사인 신세계 I&C를 통해 ‘신세계 사이버쇼핑(WWW.SHINSEGAE.CO.KR)’을 개발하고, 무점포판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 I&C는 1차적으로 기존에 운영중인 사이버 쇼핑몰을 대폭강화해 PB브랜드는 물론 기존의 통신판매상품 및 E마트, 프라이스클럽 등에서 판매되는 상품 등 약 1,100여가지의특별상품을 시중가보다 30-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예정이다.
특히, 신세계에서는 회원포인트제를 실시해 1만원 구매시마다 1포인트를 부가해 연말 사은행사 및 제품구매시 다양한 서비스 및 할인혜택 등을 제공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신세계는 이번 사이버쇼핑몰의 본격 가동으로, 금년도 매출목표를 전년대비 60% 신장한 8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현대백화점의 경우 메타랜드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올 9월경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으로 있으며, 그외에 뉴코아백화점을 비롯해 동양백화점, 리베라백화점 등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주목된다. 백화점외에도 영풍문고와 교보문고가 종로서적의 뒤를 이어 사어버 쇼핑몰을 준비중에 있어 올해까지는 주요 서점이 모두 인터넷을 통해 사이버쇼핑을 서비스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콤이 개발, 운영하고 있는 인터파크(Inter park)도 롯데 인터넷백화점과 같은 시기인 작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중소기업의 제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생활용품과 화장품, 전자제품, 컴퓨터, 음반, 도서 등이 주요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다른 한편, 국제 전자상거래 시장의 표준 모델을 제시한다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해 12월 현대정보기술, 기아정보, 삼보컴퓨터, 나래이동통신, 두루넷 등 정보산업계 10개사와 비씨카드, 신한은행, 한일은행 등 금융계 5개사외에 현대백화점, 나라기획 등 17개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자본금 23억 5천만원의 메타랜드를 설립했는데, 메타랜드는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쳐 오는 9월에 본격 상용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 등 인터넷 선진국에서도 신용카드를 이용한 온라인쇼핑이 보편화되면서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인터넷 검색시스템인 야후에 등록된 사이버마케팅 업체만해도 60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미국리서치회사 I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사이버 쇼핑몰 홈페이지수가 6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4만5천개 이상이 새로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는 ’96년 5억 1,8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오는 2000년에는 65억 7천만-6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세계교역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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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수정한 날짜: 5월 13, 1999.